[M] 어느 가족; Shoplifters; 万引き家族 감상기

! 스포일러 주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 2018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영어제목도 그렇고 원제는 <좀도둑 가족(万引き家族)> 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개봉하면서 <어느 가족> 개명을 했다. 좀도둑 가족이라고 명명하는 순간 왠지 모르게 코미디영화처럼 비춰질 수 있어서 바꾼게 아닐까 싶다.

이해는 되지만 아쉽다. 영화는  ‘가족의 본질’에 대해 묻고 대답하는 <어느 가족>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도둑질’이 이야기의 중심을 관통하기 때문이다. ‘도둑질’로 가족 공동체가 형성되었고, ‘도둑질’로 가족 공동체가 연명한다. 그러다 ‘ 도둑질’이 발각되자 가족 공동체의 붕괴가 일어난다.

이 영화를 보는 중간중간 방치된 아이들이 가족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2004)>가 생각났다. 꼭 아이들이 할머니, 성인, 청소년, 어린이로 확장된 가족으로 재탄생한 느낌을 받았다.

영화는 혈육이 아니지만 이렇게 따뜻한 가족 공동체가 있다면 어떨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에 대한 한계를 지적한다. 각자의 속사정과 그들간의 유대, 정을 알리없는 제도권 형사들은 현상만보고 이 공동체를 물질 공동체로 격하시킨다. 생물학적 가족, 사회복지제도, 고용제도의 한계. 어쩌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 한계랄까?

 

이 영화가 대단한 몇가지 이유.

먼저, 가족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세상에 없는 따뜻한 가족을 가상으로 만들어냈음에도 차가운 현실 속에 살아가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게가 망하지 않을 정도로만 훔치던’ 낭만적인 도둑질을 하며 서로 보듬는 따듯한 가족은 끝내 법이라는 사회제도를 통해 해체된다.

그리고 하나의 ‘가족’을 크게 조망하면서도 그 가족에 속해 살아가는 ‘구성원’의 입체적인 삶의 모습을 하나도 잃지 않았다. 자식하나 없이 연금과 위자료로 연명하는 할머니부터 부모가 되고 싶지만 되지 못하는 부부, 할머니만 의지하는 애정결핍 소녀, 아빠라고 절대 부르지 않지만 누구보다 아빠를 신뢰하는 소년, 친모에게 아동학대를 당하던 어린소녀까지.

마지막으로 관객은 영화 중간에나 돌아가는 길에서, 아니면 자기 전 양치질을 하면서 생각할 것이다.  주어졌든 선택했든 내가 속한 가족 공동체에 대해서. 무엇이 진정한 ‘가족’인가? 당신은 진정한 ‘가족’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삐뚤어진 생각과 행동으로 ‘가족 구성원’을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어느 가족>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전작보다 각자 인생의 배경과 의도, 감정에 대해 굉장히 친철하게 설명해주는 영화이다. 그럼에도 과함이 없게 느껴지는 것은 앞서 말한대로 비현실적인 이 가족이 지독한 현실에 처해있기에 이런 부연들이 필요했던 것 아닐까 싶다.

 

나는 글을 쓰는 이 순간 아내, 아들들, 부모를 대하는 나를 다시 한 번 반성하게 된다. 그러는 한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차기작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

CC BY-NC-SA 4.0 This work is licensed under a Creative Commons Attribution-NonCommercial-ShareAlike 4.0 International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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