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일상, 사라진 일상

1년만에 다시 이사를 하고 한 달 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다시 짧아진 출퇴근 시간은 저녁에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하지만 반성할 것도 있다. 지난 일년 간의 관성으로 시간은 늘어났지만 질적으로 좋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는 못한 것 같다.

퇴근 후 활용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간단한 운동, 책읽기, 큐티를 꼬박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 것들의 적? Smart phone + TV.

평수를 좁혀 이사 오면서 지난번 집보다 가족끼리 조밀하게 모여있게 되었다. 한달 간 지내보니 오히려 심리적인 안정감이 더 커진 것 같다. 아직 아이들이 크지 않아서 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교롭게 이사 전후로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개학은 늦춰졌고, 교회 예배는 온라인으로 바뀌었으며, 퇴근 후 회식, 지인 만남과 같은 네트워킹이 모두 멈췄다.

아내는 아이들과 24시간 시간을 보내느라 고군분투 중이고, 나는 나대로 코로나19가 일으킨 경제 위기로 인해 회사 일로 마음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예상하지 못한 이런 재난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와 약함을 다시한번 절감하면서, 사라진 일상이 돌아오길 기도하는 수 밖에 없다.

결국, 인간의 지성이 모여 해결 하겠지만, 후유증이 어떠할지는 알수가 없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차치하고 이런 일이 벌어지고 나면 인간의 삶의 패턴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긴다고 하니까, 행동양식이 어떻게 변할지는 알수가 없다.

일상이 완전하게 돌아오면, 언제라도 이렇게 일상이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상을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상투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물론, 이미 알고 있다. 정상적인 삶을 일주일만 보내도 다시 일상을 가볍게 여기고 살아갈 내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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